정부가 이달 중 코로나 사망자 시신도 일반 사망자 시신과 동일하게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화장(火葬) 권고’ 등 코로나 사망자에게만 적용됐던 장사 방법과 절차가 사라지고, 코로나 시신도 매장, 염습을 할 수 있도록 해 최근 사망자 급증으로 화장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발생한 ‘장례 대란’ 사태를 잠재우겠단 것이다. 그러나 장례식장들은 “코로나 시신 염습을 해야 한다면 코로나 시신을 받지 않겠다”고 보이콧을 선언하며 이에 반발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코로나 사망자 장사 방법과 절차를 제한했던 고시와 공고를 이달 중 폐지한다”고 1일 밝혔다. 그간 코로나 사망자는 장례에선 염습 과정이 없었다. 지난 1월 ‘선(先) 화장 후(後) 장례’ 지침을 개정한 이후에도 코로나 사망자는 사망 당시 모습 그대로 특수 나일론 시신백에 넣어 밀봉했고, 수의는 시신백 위에 올려놓은 채 입관식을 했다. 유가족은 시신백의 투명한 부분을 통해서 고인의 얼굴을 봤다. 유가족들이 고인(故人)을 추모할 수 있게 하면서도 혹시 모를 장례업계 종사자들의 접촉 감염을 막기 위해 타협점을 찾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달 중 코로나 사망자 시신도 일반 사망자 시신과 동일하게 염습이나 매장을 할 수 있게 된다. 대신 정부는 코로나 사망자 유가족에게 장례지원비 1000만원을 지급하던 제도도 없애기로 했다.
그러나 장례업계는 이에 반발하고 있다. 지난 1일 중대본 발표 이후 전국 장례식장 30여곳이 한국장례협회에 ‘코로나 시신 보이콧’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박일도 한국장례협회 회장은 “정부 발표 이후 ‘우리는 코로나 사망자를 앞으로 안 받겠다’ ‘협회 차원에서 보이콧을 해 달라’ 등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했다.
주된 이유는 “접촉감염이 있는 코로나 시신 염습을 할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부산 사상구에서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박모(64)씨는 “정부 발표 후 장례지도사 7명을 모아 물어봤더니 모두 ‘고인의 인권만 중요하고 우리 인권은 없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며 “지금도 시급 1만원으로 직원을 뽑아 방문객 열 체크를 하고, 하루 2~3번씩 소독도 하고 있는데, 코로나 사망자를 받아 일반적인 장례를 하는 것은 여러 가지로 부담이 된다”고 말했다.
울산시에서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이진형씨는 “아무리 시신에 의한 감염위험이 적다고 해도 고인을 목욕시켜 드릴 때 체내 각종 분비물이 나오고, 장례지도사는 이를 만질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 사망자도 통상적인 장례를 치르게 하면서 정부는 코로나 사망자 1명당 장례지원비 1000만원을 아낀 대신 장례업계 종사자들이 모든 위험과 부담을 지게 됐다”고 말했다.
중대본의 발표 전까지 장례업계와도 아무런 협의가 없었다고 한다. 강남성모병원 성기영 수석(장례지도사)은 “현장 의견을 전혀 듣지 않고 진행한 것이라 장례지도사들도 불안해하고 있다”며 “염습을 해야 한다면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되어야 하고, 지침 시행 전 ‘염습해도 안전하다’는 홍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장례협회 관계자는 “이전까지 코로나 사망자 관련 지침을 변경하면서 늘 몇 개월 동안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반영하고, 미리 시뮬레이션도 했는데 이번엔 협의도 없었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오는 6~7일에서야 장례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현장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코로나 사망자 시신 보이콧’업체가 더 많아질 경우 코로나 사망자가 장례식장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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