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살아온 사람들 위로하고 힘이 돼 줬다” 평가
1970년대 인기를 끈 대중가요 ‘흙에 살리라’를 부른 가수 홍세민 씨가 지난달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71세.
8일 유족과 가요계 등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달 30일 오전 쓰러진 뒤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다.
유족은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아침에 갑자기 심정지 상태가 왔고 끝내 돌아가셨다. 경황이 없어 주변에만 알린 뒤 장례를 치렀고 지난 2일 발인도 마쳤다”고 말했다.
고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 왕성하게 활동하지는 못했지만, 최근까지도 가수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고 유족은 전했다.
1950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난 고인은 동양공업전문대학을 졸업했다.
가수로 데뷔한 뒤 1973년 발표한 ‘흙에 살리라’는 고인을 대표하는 노래로 꼽힌다.
‘초가 삼간 집을 지은 / 내 고향 정든 땅’으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왜 남들은 / 고향을 버릴까 고향을 버릴까 / 나는야 흙에 살리라 / 부모님 모시고 효도하면서 / 흙에 살리라’라는 가사를 담았다.
삶의 터전인 흙과 함께 고향을 지키며 살고 싶다는 이 노래는 1960∼1970년대 산업화 흐름 속에 고향을 떠나 도시를 향했던 젊은이들을 위로하며 향수와 함께 묵직한 울림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발표된 지 4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애창곡으로 꼽는다.
2018년에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소년 농부’로 알려진 한태웅 군이 청와대에서 열린 ‘농업인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이 노래를 불러 주목받기도 했다.
유족은 “고인은 ‘흙에 살리라’ 노래를 특히 좋아하셨다”며 “산업화 시대에 고향을 떠난 이들에게 위로가 됐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생전에 흐뭇해하셨다”고 전했다.
박성서 대중음악평론가는 “‘잘 살아보세’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1970년대, 산업화 물결로 너도나도 도시로 향하는 이농 현상이 가속화될 때 고향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노래”라고 설명했다.
박 평론가는 “고향을 지키며 묵묵히 흙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을 달래주고 힘을 되어준 노래”라며 “흙의 소중함과 함께 영원히 국민들 가슴 속에 살아있을 가수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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