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고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 별세… 국내 침대업계 개척자

by 이장친구 2023. 6. 27.
728x90

 

국내 침대 산업을 개척한 에이스침대 창업주 안유수(93) 회장이 26일 별세했다. 1930년 황해도 사리원에서 태어난 고인은 1951년 1·4 후퇴 당시 가족들과 헤어져 혈혈단신으로 월남했다. 미군 부대에서 잡역부로 일하며 처음으로 침대를 접했다. 이후 상경해 방송국에 기자재를 납품하면서 가구점에 자주 드나들게 됐는데, 꽤 큰 규모의 가구점에도 침대가 없는 것을 보고 ‘시장을 개척해보자’고 결심해 1963년 서울 금호동에 에이스침대 공업사를 설립했다.

안 회장이 에이스침대를 설립할 당시 국내에는 변변한 침대 스프링 제조 기술이나 기계가 없었다. 당시 한국에서 스프링 침대를 제조한 사례 자체가 없었기 때문이다. 안 회장은 스프링부터 프레임까지 모두 직접 개발해 제조했다. 에이스침대 측은 “안 회장은 스프링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스프링 모양으로 깎고, 손에 물집이 생길 때까지 강선을 감은 끝에 회사 설립 1년 만에야 스프링 제조 기기를 개발했다”고 했다. 한국 1호 매트리스 스프링 제조 기기였다. 또 침대 프레임에 사용하기 위해 도막이 강하고 값이 저렴한 도료 ‘아미노알키드’를 직접 개발하기도 했다.

안 회장은 1992년 에이스침대 침대공학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독자적인 침대 기술 개발에 힘을 쏟았다. 에이스침대 침대공학연구소는 미국, 일본, 독일, 스페인, 스위스 등 세계 각국에서 첨단의 시험 설비들을 연구해 탄생한 세계적 수준의 연구소로, 2006년에는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국내 침대업계 유일 국제 공인 시험 기관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에이스침대를 대표하는 슬로건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도 이 시기에 만들어졌다.

에이스침대가 연구소를 통해 획득한 특허와 실용신안은 국내외를 합해 300여 개, 총 출원은 880개로, 현재 에이스침대는 업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에이스침대의 대표적 기술로는 ▲하이브리드 Z 스프링 ▲튜브코일 공법 ▲하이테크 공법 ▲올인원 공법 ▲FTF(Face to Face) 공법 등이 있다. 안 회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과 철탑산업훈장을 수훈했고, 대통령상(3회)·국무총리상(4회)을 수상하기도 했다.

안 회장은 사회 환원에도 열정적으로 임했다. 1999년부터 올해까지 25년간 한 해도 빠짐없이 설과 추석 명절 때마다 불우한 이웃을 위해 쌀을 기부해왔다. 에이스침대가 지금까지 기부한 쌀만 총 1356t에 달한다. 소방관 처우 개선을 위해 5차례에 걸쳐 15억원을 기부했고, 2019년 강원도 고성, 2022년 동해안 산불 피해 복구 지원금으로도 총 6억원을 기부했다.

유족으로 아내 김영금씨와 아들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안정호 시몬스침대 대표, 딸 안명숙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삼성병원 17호실, 발인은 30일 오전 8시. (02)3410-3151.

 

-조선일보-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