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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고

伊 최장수 총리, 부패와 추문...베를루스코니 86세로 별세

by 이장친구 2023.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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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오 베를루스코니(86) 전 이탈리아 총리가 12일(현지시각) 오전 밀라노의 산 라파엘레 병원에 별세했다고 현지 매체 ‘코리에라 델라 세라’ 등이 이날 일제히 보도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앞서 만성 골수 백혈병(CML)에 따른 폐 감염으로 지난 4월 5일부터 45일이나 이곳에 입원했다. 지난달 5월 19일 퇴원했다가, 최근 다시 상태가 악화해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지병인 백혈병 악화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1936년 9월 29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태어났다. 1961년 건설업에 뛰어들어 부를 축적했고, 1980년대에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언론 재벌이 됐다. 자신이 지은 아파트 단지에 케이블TV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텔레밀라노’라는 유선방송회사(SO)를 만든게 시작이었다. 이후 이 회사는 이탈리아 최대 미디어 그룹 ‘메디아셋’으로 성장했다. 유명 축구단 AC 밀란의 구단주이기도 했다.

그는 이렇게 이룬 부를 바탕으로 1994년 ‘전진 이탈리아(Forza Italia·FI)를 창당, 정치에 뛰어들었다. 창당 첫 해에 북부를 기반으로 한 국가동맹과 북부동맹 등과 손잡고 2차 대전 이후 최초의 우파 연정을 꾸려 총리직에 올랐다. 이후 2011년까지 총리직을 세 번이나 역임하면서 이탈리아 역사상 최장기 집권 총리(9년 2개월)라는 기록을 세웠다.

베를루스코니는 그러나 재임 중 수많은 뇌물과 횡령, 탈세, 성추문 등의 의혹에 시달리면서 ‘부패 정치인’이라는 오명을 남겼다. 1998년에는 전직 총리로는 최초로 마피아 연루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결국 2011년 미성년자 성추문으로 총리에서 물러났고, 2013년엔 탈세로 유죄 선고를 받아 상원의원직을 박탈당했다.

그는 2018년 5월 복권 이후 2019년 유럽의회 의원이 되는 등 끊임없이 정계 복귀를 노렸고, 지난해 이탈리아 총선에서 조르자 멜로니 총리의 이탈리아형제들(FdI)이 주도하는 우파 연정에 가담해 승리하면서 9년여 만에 정계에 복귀했다. 그는 이후 활발한 정계 활동 의욕을 보였으나, 건강 악화로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마테오 렌치 전 총리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그를 사랑했고, 또 미워했다”며 “하지만 그가 정치뿐만 아니라 경제, 스포츠, 텔레비전 등 이탈리아인의 삶에 미친 막대한 영향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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