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고

55년간 ‘무료 결혼식’ 신신예식장 백낙삼 대표 별세

by 이장친구 2023. 4. 28.
728x90

마산 신신예식장 백낙삼대표

경남 마산에서 55년 동안 예식장을 운영하면서 1만4000쌍의 부부에게 무료로 결혼식을 올려 준 백낙삼 신신예식장 대표가 28일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백 대표의 아들 남운씨는 이날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오늘 오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현재 장례식장으로 모셔 빈소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대표는 지난해 4월 옥상에 심은 채소를 보러 갔다가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다. 의식은 회복했지만 뇌출혈로 신체 활동 능력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몸의 일부가 마비돼 그동안 요양병원에서 지내왔다. 백씨는 “1년 동안 투병하시면서 대화도 가능할 정도로 언어 능력은 거의 회복하셨었다”며 “많이 아프지 않게, 주무시듯이 가셨다”고 했다.

교육자의 꿈을 안고 중앙대학교 교육학과에 입학했던 고인은 부모님의 사업실패로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졸업 1년을 앞두고 학업을 포기해야 했다. 이후 길거리 사진사 일을 시작했고, 실력을 인정받아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된 후 자신처럼 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을 치르지 못한 부부들을 위해 예식장을 만들었다.

고인은 1967년부터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신신예식장을 운영하며 예비부부들이 최소 비용으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왔다. 공간 사용료와 신부 드레스, 액세서리, 신랑 예복, 메이크업 등은 모두 무료였고 기념사진 인화비만 내면 백 대표가 직접 예식 사진을 찍고 부부에게 선물했다. 그러다 지난 2019년 ‘헌신적인 사회봉사’로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은 뒤에는 사진값도 받지 않았다.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식당 청소, 주차까지 예식장 관련해 모든 일을 도맡아 하던 백 대표의 선행이 알려져 2021년 LG의인상을 받았다. - 조선일보 -

728x90